[1] 플라즈마 개념 정리
핵공학개론2 2020. 11. 25. 06:30
0. 서론
플라즈마(plasma)는 흔히 물질의 제4 상태로 일컬어지는 단어로, 최근에는 핵융합 기술에 사용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고도로 발달한 과학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상으로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 덕분에 어떤 사람들은 플라즈마라는 표현으로부터 다소 SF적인 느낌이나 어려운 인상을 받기도 하며, 이전의 여러 기술들이 그래왔듯 플라즈마가 활용되는 모든 분야가 이른바 첨단 과학에 속하는 것처럼 알려지기도 했다.
분명 플라즈마와 연관된 분야, 혹은 기술은 지금도 꾸준히 개발되고 새로운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위에서처럼 지나치게 막연한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것은 플라즈마에 대한 대중적인 이해나 과학적 상식의 개선에 있어 바람직한 일로 볼 수 없다. 플라즈마는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대다수가 갖는 현재 상태에 해당하고, 우리 주변의 자연 현상에서도 관찰할 수 있으며 핵융합 외에도 대단히 많은 부문에 쓰이는 관계로 실생활에도 알게 모르게 깊이 관여되어 있다. 플라즈마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면 이러한 것들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본 글을 포함한 이후 몇 개의 글은 대학 과목명으로서는 '핵공학개론2,' 분야로서는 플라즈마에 대한 설명을 주로 담고 있다. 개론이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세부적인 수준의 지식에는 미치지 못하나, 향후 플라즈마와 관련된 전공 지식을 배우는 데 있어 필요한 개괄적인 주제를 위주로 논의하고자 한다.
I. 플라즈마
이번 글에서는 본격적인 내용에 앞서 논의에 자주 등장하게 될 몇몇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플라즈마는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이며, 이것이 물질의 다른 상태와 비교했을 때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다른 대상과의 상호작용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플라즈마의 대표적인 특징을 한 가지 들자면 세 종류의 입자 - 전자, 이온, 중성입자 - 가 혼재된 상태라는 것을 제시할 수 있다. 이들은 각자의 질량에 의해 마치 기체와 같은 거동을 보이기도 하지만, 중성입자를 뺀 나머지, 전자와 이온은 개별적으로 전기적 특성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추가로 고려해야 플라즈마에 대해 분석할 수 있다. 이하의 문단에서는 질량과 전하라는 새로운 견지를 활용하면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i. 의미
- 어떤 물질을 계속해서 가열하면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와 전자가 분리되어 각자의 거동을 하게 된다. 이 상태를 플라즈마 상태라 부른다.
ii. 온도와 밀도
- 플라즈마를 구성하는 물질은 크게 전자, 이온, 중성입자(기체)로 나뉜다. 이들은 각자의 온도와 밀도를 갖는다.
a) 저온 플라즈마(비평형 플라즈마): 전자의 온도가 이온과 중성입자의 온도보다 매우 높다. 이 경우 이온화 정도가 작고 대부분의 입자가 중성입자이다.
$$T_e \gg T_i \approx T_g$$
b) 고온 플라즈마(평형 플라즈마): 모든 구성 입자의 온도가 고르게 높다. 이온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이다.
$$T_e \approx T_i \approx T_g$$
iii. 압력
- 압력이 높으면 전자와 이온, 중성입자 간 충돌 빈도가 증가해 열평형에 이르기 쉬워진다.
II. 온도
i. 간단한 개념
- 온도에 대한 익숙한 다음 식을 살펴보자.
$$\frac{1}{2}mv^2=\frac{3}{2}kT$$
위 식으로부터, 온도가 입자의 평균 운동에너지를 의미함을 추론해볼 수 있다. 이는 다양한 에너지를 가진 입자들의 전반적인 상태를 대표하는 값이다.
ii. Maxwell-Boltzmann distribution function
- 통계역학에서 어떤 에너지를 갖는 입자의 수 n은 해당 에너지에서의 state의 수 g와 분포함수 f의 곱으로 나타난다.
$$n(\epsilon)=g(\epsilon)f(\epsilon)$$
distinguishable한 입자들에 대해서는 다음의 Maxwell-Boltzmann distribution을 사용한다. (Boson과 Fermion의 경우 나타내는 분포함수가 다르다.) 위쪽은 에너지에 대해 나타낸 식이고, 아래는 속력에 대해 나타낸 식이다.
$$n(\epsilon)d\epsilon=\frac{2\pi }{(\pi k_BT)^\frac{3}{2}}\sqrt{\epsilon}\ e^\frac{-\epsilon}{k_BT}d\epsilon$$
$$n(v)dv=4\pi (\frac{m}{2\pi k_BT})^\frac{3}{2}\ e^\frac{-mv^2}{2k_BT}v^2dv$$
위 식에서 $$k_B=8.6\times10^-5 eV/K$$를 볼츠만 상수라 하고, 이 값은 이상기체 상태방정식 $$PV=nRT$$ $$PV=NkT$$에서 $$k=\frac{R}{N_A}$$의 식으로 얻어진다.
III. 충돌
- 플라즈마 내부에서는 전자와 이온, 중성입자들 간의 충돌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여러 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각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 에너지 전달 양상은 플라즈마 구성 입자들의 특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i. 에너지 전달률(energy transfer rate)
a) 탄성 충돌(elastic collision): 탄성 충돌에서는 운동량과 에너지가 모두 보존된다.
이때 에너지 전달률은 충돌 전 입자1의 운동에너지로 충돌 후 입자2가 얻은 운동에너지를 나눈 값으로 정의된다. 운동량 보존과 운동에너지 보존을 사용해 이를 계산하면
$$\zeta_L=\cfrac{\cfrac {1} {2} mv_2^{\prime2}}{\cfrac {1} {2} mv^2}=\cfrac {4m_1m_2} {(m_1+m_2)^2} cos^2\theta_2$$
이므로 cosine의 제곱의 평균이 1/2임을 이용하면 평균 에너지 전달률을 구할 수 있다.
$$\bar{\zeta_L}=\cfrac{2m_1m_2}{(m_1+m_2)^2}$$
이제 플라즈마 구성입자들의 질량을 위 식에 대입해보자. 전자에 비해 이온은 질량이 매우 크고, 이온과 중성입자의 질량은 거의 같은 것으로 취급한다.
$$m_e \ll m_i \approx m_n$$
질량이 같은 입자쌍, 즉 전자-전자와 같은 동일 입자의 쌍이나 이온-중성입자 쌍의 경우 평균 에너지 전달률이
$$\bar{\zeta_L}=\cfrac{1}{2}$$
이다. 이는 질량 차이가 큰 입자쌍 전자-이온, 전자-중성입자의 충돌에서 나타나는 평균 에너지 전달률
$$\bar{\zeta_L}=\cfrac{2m_1m_2}{(m_1+m_2)^2} \approx \cfrac{2m_1}{m_2} \approx 10^{-5} \sim 10^{-4}$$
$$when \quad m_1 \ll m_2$$
에 비해 매우 큰 값으로, 질량이 같은 입자쌍의 탄성 충돌에서는 비교적 빠르게 열평형이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반면 질량 차가 큰 전자와 여타 입자 간 탄성 충돌에 의해서는 에너지 전달이 잘 일어나지 않아 열평형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weakly ionized plasma(저온 플라즈마)에서는 구성 입자 간 열평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질량이 작아 가열이 쉬운 전자가 큰 운동에너지를 얻지만 이것이 이온이나 중성입자로 전달되지는 못한다. 이것이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전자의 온도는 매우 높게 나타나는 한편 이온과 중성입자의 온도는 그보다 낮게 나타나는 이유이다.
b) 비탄성 충돌(inelastic collision): 비탄성 충돌에서는 운동에너지가 보존되지 않는다. 이때 손실된 양은 입자의 내부에너지로 전환되어 반응을 일으킨다. 초기 운동에너지가 내부에너지로 전환된 비율을 에너지 전달률로 정의하고 계산하면, 최대 전달률은
$$\zeta_L=\cfrac{\Delta U_{max}}{\cfrac {1} {2} m_1v_1^2}=\cfrac{m_2}{m_1+m_2}cos^2\theta_2$$
이며 평균 전달률은
$$\bar {\zeta_L} =\cfrac{m_2}{2(m_1+m_2)}$$
이다. 이때 질량이 같은 입자쌍에 대해서는
$$\bar {\zeta_L} =\cfrac{1}{4}$$
이며 질량이 작은 전자가 질량이 큰 이온, 중성입자에 충돌할 경우
$$\bar {\zeta_L} \approx \cfrac {1} {2}$$
$$when \quad m_1 \ll m_2$$
가 되어 내부에너지 전달률이 매우 높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전자가 이온에 전달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이 내부에너지 형태를 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충돌에서 온도는 올라가지 않으나 내부에너지를 공급하여 반응을 일으키는 일은 활발히 일어난다. 반대로 질량이 큰 이온이 질량이 작은 전자에 충돌하면,
$$\bar {\zeta_L} \approx \cfrac {m_2} {2m_1} \approx 10^{-5} \sim 10^{-4}$$
$$when \quad m_1 \gg m_2$$
이 되어 내부에너지 전달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ii. cross-section과 reaction rate
- incident particles가 target에 입사하여 반응을 일으키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target에 입사한 뒤 x만큼 진행, dx의 간격에서 반응하는 단위체적당 incident particles의 수를 dn이라 두자. 이때 총 반응 횟수는 반응 확률, 입사한 입자의 수, 그리고 target의 수에 비례할 것임을 직관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지점에서 incident particles의 수를 n, target의 밀도를 n_g라 두면 다음처럼 식을 쓸 수 있다.
$$dn=-\sigma n n_gdx$$
위 식의 sigma가 반응 확률에 해당하며 microscopic cross-section(미시 단면적)이라 부른다. 단위는 m^2(실제 문제에서는 훨씬 더 작은 값을 가지므로 barn과 같은 단위를 주로 사용한다)이다. 과녁의 면적이 크면 그것을 맞출 확률도 커진다. 이처럼 반응 확률을 넓이로 보는 것은 문제 상황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물론 cross-section의 면적은 가상의 값이므로 실제 입자의 단면적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microscopic cross-section에 target의 밀도를 곱하면 단위가 m^-1인 값을 얻는다. 이를 macroscopic cross-section(거시 단면적)이라 부르며 단위길이당 반응 확률을 의미한다. 이것에 역수를 취한 값을 mean free path라 하며, 반응이 일어나기까지 평균적으로 진행한 거리를 의미한다. 기호로는 각각 대문자 sigma와 소문자 lambda를 사용한다.
$$\Sigma = \sigma n_g [m^{-1}]$$
$$\lambda = \cfrac {1} {\Sigma} [m]$$
또한 macroscopic cross-section에 입자의 속도를 곱하면 시간당 충돌 횟수, 즉 충돌 빈도를 얻을 수 있다. 이를 target의 밀도로 나눠준 값을 rate constant K라 한다. 말그대로 밀도당 충돌 빈도로 해석하면 된다.
$$\nu = \Sigma v = n_g \sigma v = n_g K$$
rate constant는 입자의 속도와 연관되므로, 예컨대 전자에 의한 반응을 살펴본다고 가정하면 Maxwell-Boltzmann distribution을 따라 평균을 취하여 계산한다.
입자와 target 사이의 reaction rate는 단위면적당, 단위시간당 입사하는 입자의 수(flux)에 target 내에서 단위길이마다의 반응 확률인 macroscopic cross-section을 곱한 값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때 reaction rate R과 K 사이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R=n_g \sigma \times nv = \Sigma \phi = nn_gK$$
이로부터 reaction rate를 계산하는 두 가지 방법을 얻는다. 첫째는 flux에 macroscopic cross-section을 곱하는 것이고, 둘째는 rate constant에 입자와 target의 밀도를 곱하는 것이다. 전자는 원자로 내부에서 중성자가 target을 향해 입사하는 상황에서 사용되고, 후자는 플라즈마처럼 서로 다른 입자들이 같은 공간 내에 존재하고 이들끼리의 반응을 알고 싶을 때 사용한다.
IV. 반응(Reaction)
- 전달된 내부에너지는 입자의 반응을 일으킨다. 광자(photon)와 전자가 대개 트리거로 작용하며, 때때로 동일 입자 간 충돌에 의해 이온도 이러한 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
i. photon-induced reactions
a) 광전효과(photon-ionization): 엄밀히 말하자면 광전효과는 금속에 조사된 광자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지만, 광자에 의해 원자가 갖고 있던 전자가 방출된다는 점에서 보면 동일한 현상이다. 이 경우 방출된 전자의 운동에너지는 광자의 에너지에서 일함수(이온화에너지와는 차이가 있다)를 빼준 값과 같다. 대개 광자의 에너지가 낮을 때 잘 일어난다.
ii. electron-induced reactions
a) electron impact ionization: 전자에 의한 이온화 반응으로, 전자가 충돌하여 추가로 하나의 전자가 더 방출된다.
b) electron impact excitation: 에너지를 가진 전자가 원자의 에너지 준위를 높일 수도 있다. 이 경우 원자가 다시 바닥 상태로 전이하면서 광자가 방출된다. 플라즈마 내에서 관찰되는 빛이 이에 해당한다.
c) electron impact dissociation: 전자가 분자의 결합을 끊어 radical을 만들어내는 반응이다. 반응에 따라 전자가 추가적으로 방출되기도 한다.
d) electron attachment: 전자의 에너지가 너무 낮으면 도리어 원자에 포획되어 음이온을 만들기도 한다. 반응에 따라 radical을 만들기도 한다.
iii. ion-induced reactions
a) resonant charge exchange: 이온이 중성입자에 충돌하여 해당 입자를 이온화시키고 지나가는 반응이다. 낮은 에너지 영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부록: 탄성 충돌 시 에너지 전달률 계산
참고문헌
1. A. Beiser, "Concepts of Modern Physics", 6th ed., McGraw-Hill Ltd. (2003)
2. F. Chen, "Introduction to Plasma Physics and Controlled Fusion", Springer (2016)
3. G. McCracken and P. Stott, "Fusion: The Energy of the Universe", Elsevier (2005)
4. Kyoung Jae Chung, "Basic Concepts of Plasmas(Introduction to Nuclear Engineer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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