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유체의 지배방정식
원자력열유체공학 2021. 12. 30. 16:240. 서론
어떤 물리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방정식을 세울 필요가 있다. 우리는 중성자의 X-section을 다룬 이전 글에서 (https://seraphy.tistory.com/16)에서 중성자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분방정식을 작성, 풀이한 적이 있고 또 다른 글(https://seraphy.tistory.com/18)에서는 중성자의 생성과 확산, 흡수에 의한 손실을 반영해 방정식을 세워 원자로의 기하학적 형태에 따른 중성자 분포를 알아본 바 있다.
위 두 글의 방정식은 모두 보존방정식(conservation equation)의 틀을 갖고 있다. 어떤 계를 상상하고, 내부에 존재하는 중성자의 수를 모두 고려하여 그 양이 보존된다는 것을 식으로 쓴 것이다. 원자로 내에서 열이 전달되는 과정을 여러 축에 대해 살펴보았던 이전 글(https://seraphy.tistory.com/20)에서는 하나의 틀을 기준으로 여러 개의 물리량에 대한 보존방정식을 세웠는데, 이제 유체에 대해서 비슷한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본 글에서는 유체의 질량, 운동량, 에너지 보존에 대한 식을 세워 최종적으로 유체의 지배방정식(governing equation)을 확인할 것이다. 결론에서는 여러 번 들어봤던 방정식의 이름이 등장할 것이다.
1. 보존방정식
보존방정식의 기본 틀은 다음과 같다. 어떤 물리량의 시간에 따른 변화는 생성과 손실, 그리고 제어체적(control volume)에서의 총 유출로 나타낼 수 있다.
(rate of change) = (generation) - (loss) - (net outflow)
이때 유체의 경우, 임의의 단위질량당 물리량 Φ에 대해 손실과 유출을 일으키는 원인은 대류에 의한 것과 확산에 의한 것을 들 수 있다. 여기에 다이버전스를 사용해 식을 세우면 다음을 얻는다.
위 식에서 ρ는 밀도, s는 생성이며 u는 유체의 평균속도를 의미한다. 마지막의 Γ는 확산계수에 대응한다. 이제 이 식을 기준으로 몇 가지 방정식을 만들어보자.
i. 질량 보존과 연속방정식(continuity equation)
질량은 위 식에서 Φ가 없어도 밀도에 의해 이미 고려되고 있다. 따라서 Φ를 1로 두고, 흐르는 유체에서 확산과 생성이 없다고 가정하자. 이것이 질량 보존에 대한 방정식으로, 연속방정식이라 부른다.
의미는 매우 간단하다. 제어체적에 들어가고 나오는 유체의 양으로부터 순유입을 계산하면, 그것이 체적 내 유량의 변화율이 된다.
ii. 운동량 보존과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Navier-Stokes equation)
고려할 물리량으로 운동량(즉, Φ가 속도 v)을 선택하면, 운동량의 시간 변화율이 곧 힘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다. 따라서 운동량 보존에 대한 방정식은 힘의 평형을 의미하며, 아래에 유도할 식은 뉴턴의 제2법칙을 유체에 적용한 것과 같다. 이때 유체에 작용하는 힘을 두 가지로 나눠, 압력과 압력이 아닌 힘으로 구분하자.
유체에 작용하는 압력이 아닌 힘에는 대표적으로 마찰력이 있다. 마찰력은 유체가 흐르는 방향의 반대로 작용하는 힘으로, 유체와 유체, 또는 유체와 파이프 벽면 간 전단 응력(shear stress)에 의해 발생한다. 다른 힘으로는 유체가 존재하는 공간 전반에 작용하는 것을 들 수 있는데, 예컨대 중력과 같은 힘이 그것이며 이는 벡터장을 사용해 표현한다.
이 두 가지 힘을 식에 포함시켜 쓰면 다음을 얻는다. 이를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이라 부르며, 유체의 대표적인 지배방정식이다.
식의 좌변은 유체의 질량과 가속도(total derivative)의 곱이고, 우변은 유체가 받는 힘으로 압력, 중력, 그리고 전단 응력을 나타낸다. 이 식에 보이는 미지수는 밀도, 압력, 속도의 3축 성분의 5개가 있으며, 이를 구하기 위한 식으로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3축 성분으로 분할한 식 3개와 연속방정식 1개가 주어진다. 여기에 밀도에 대한 상태방정식(equation of state)을 더해 방정식을 풀 수 있다.
이 중 우변의 마지막 항은 점성의 영향을 다룬다. 이 항이 없으면 위 식은 유체에 대한 오일러 방정식(Euler equation)으로 불린다. 해당 항은 유체가 비압축성을 갖는지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비압축성 유체의 점성은 운동량의 확산으로 표현되고, 압축성 유체의 경우 응력 텐서가 변하면서 항이 추가된다. 이들에 대한 유도과정은 본 글에서 다루지 않는다.
오일러 방정식과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모두 전단 응력과 전단 변형률(shear strain) 간 선형관계가 성립하는 뉴턴 유체(Newtonian fluid)에서만 성립한다. 따라서 혈액과 같은 비뉴턴 유체에서는 이 식을 사용할 수 없음에 유의하자. 뉴턴 유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설명할 것이므로, 본 글에서는 사실로만 파악하고 넘어가자.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비선형 편미분 항이 여럿 존재하여 해석해를 구하기 어렵다. 현장에서는 전산유체역학(CFD, Computational Fluid Dynamics)에 의존한 수치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방정식의 해석적인 해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발표한 밀레니엄 문제 중 하나로 남아있다.
iii. 에너지 보존과 베르누이의 법칙(Bernoulli's theorem)
유체가 갖는 에너지는 다른 물질이 그러한 것처럼 그 종류가 다양하다. 이들 에너지의 밀도를 모두 합산한 것을 e로 두자. 그러면 아래와 같이 식을 쓸 수 있다.
좌변은 체어체적 내 에너지의 시간 변화율이고, 우변은 유체의 흐름에 따른 에너지의 순유출과 열, 일을 합한 값이다. 이때 에너지 밀도 e를 운동에너지, 중력에 의한 퍼텐셜, 내부에너지의 합으로 쓰자.
이제 몇 가지 가정을 통해 이 식을 간단히 줄여보자. 유체가 정상상태에 놓여 있고, 등온, 비압축, 비점성 조건이 성립하며 내부에너지는 다른 에너지에 비해 값이 작아 무시하기로 하자. 또한 비압축성에 의해 유체의 부피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하자.
이러한 가정으로부터 처음 세운 식의 몇몇 항은 지워진다.
유체에 가해지는 일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여기서는 외력에 의한 것과 압력, 마찰에 의한 것으로 분류하자. 앞서 세운 가정 덕분에 이들 중 압력에 의한 항만 남게 된다. 압력이 해주는 일은 곧 압력에 의한 에너지를 기존 에너지 밀도에 추가해주는 것과 같으므로, 적분항 안으로 밀어넣을 수 있다.
위 식은 모든 상태에서 성립하므로, 아래와 같이 상태 1과 2에서 적분한 값을 등식으로 둘 수 있다. 이때 부피가 일정하다고 가정했으므로 양변을 나눠주면, 압력을 고려한 에너지 밀도가 일정하다는 결론을 얻는다. 이를 베르누이의 법칙이라 하여 비압축성, 비점성 유체의 정상상태 에너지 보존을 의미한다. 여기서 내부에너지는 고려하지 않았다.
베르누이 법칙의 식을 살펴보면, 중력 퍼텐셜을 무시할 때 유체의 운동에너지가 증가하면 압력은 줄어든다. 이러한 원리는 비행기의 유선형 날개에서 위쪽과 아래쪽을 흐르는 공기의 속도 차이가 압력의 차이를 만들고, 이것으로부터 양력(lift)가 발생한다는 이전의 양력 이론에 사용된 바 있다. 이를 동시통과이론(equal transit theory)이라 부른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이론으로는 양력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날개 앞쪽에서 갈라진 공기는 뒤쪽에서 동시에 만나지 않고, 따라서 공기 분자가 이동할 거리의 차이가 양력을 발생시킨다는 이론은 틀린 것이다. 이는 비행기의 날개가 유선형이어야 날 수 있다는 기존의 믿음도 수정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양력을 설명하는 새로운 방법에서는 받음각(angle of attack)의 개념을 사용한다.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 비행기의 날개는 앞에서 오는 공기를 아래로 꺾이게 만들고, 이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날개가 양력을 받는다. 이때 날개의 상단부에서 공기의 압력은 낮아지게 되어 날개 위쪽의 공기가 더 빨리 움직인다는 설명만큼은 기존 이론이 맞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베르누이의 원리에 기반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1. Frank White, "Fluid Mechanics," 8th ed., McGraw-Hill (2015)
2. Yunus A. Cengel, John M. Cimbala, "Fluid Mechanics," 4th ed., McGraw-Hill (2019)
이미지
1. https://ae.kaist.ac.kr/boards/view/board_lab/75
2. https://www.grc.nasa.gov/WWW/k-12/airpl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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